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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11[한의신문] - 한의 치료수단의 확대, 어디서 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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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0-20 11:40 조회5,3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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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연 한의학 박사
(한국전통의학연구소장)
한의치료수단의 확대, 어디서 찾을 것인가?
개원가 일기

대체의학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보완대체의학은 서양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서양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체의학에 대한 연구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으며, 대체의학에서 획기적인 치료법을 찾기 위한 과학적 접근을 현실화 하고 있다.

대체의학에 가장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경우는 이미 138개 의대 중 39개 대학이 자연의학을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고, 보완대체의학 강좌가 개설된 의대도 97%에 달한다. 또 20여개 대학에서는 대체의학에 대한 연구단체까지 결성됐을 정도다.

또한 미국의 의료보험회사들은 대체요법에 대한 치료비를 지출하기 시작했고, 정부에서도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도 대체의학의 다양한 검증을 위해 연간 2300만달러(253억원)를 투자하고 있으며 투자액 역시 매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위와 같은 흐름은 대체의학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현대 고령화사회 난치병의 증가를 막기 위해 현대의학에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해왔음에도 암, 성인병 등을 치료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현대의학에 실망한 환자들이 대체의학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경우 닉슨 대통령 이후에 암과의 전쟁을 위해 10년 동안 250억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데도 아직 3명 중 1명이 암에 이환되고 5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비 300억달러의 3배에 달하는 자금이 의료비로 지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7년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이 발표한 전국보건 면담조사 결과, 성인들의 38.3%가 보완대체의학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미국인이 1년간 보완대체의학에 사용한 비용은 339억불로서 이는 전 국민 의료비의 1.5%, 전체 본인 부담 의료비의 11.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 2008년에 발표해 관심을 끌었던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시장이 719억불을 비롯하여 아시아 시장 570억불, 유럽시장 496억불, 기타 지역 310억불로 집계되었다. 한편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 시장규모는 352억불로 이 가운데 중국이 50% 넘는 180억불을 차지했고 일본 125억불, 한국 48억불 등의 순으로 세계 대체의학시장의 3%에 불과한 상황이다. 실제로 전 세계 대체의학시장은 중국이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고 그 뒤를 미국계, 유럽계가 맹렬히 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남미계, 유태계가 가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41개 의과대학 중 30개 대학이 보완대체의학 강좌를 설치했고, 보완대체의학 교육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16일에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통합의학센터가 개설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통합의학센터는 현대의학적 진단과 치료를 기본으로 실시함과 동시에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된 보완요법을 병행함으로써 치료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성질환의 예방, 재활 및 치료를 위해 숲 치유프로그램(HIF/Healing in Forest)과 생활습관개선 치유프로그램(SMART/Stress Management And Relaxation Techniques)도 진행한다. 이는 독일을 비롯해 미국 하버드, 스탠포드, 존스홉킨스, 엠디앤더슨 암센터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원에서는 이미 개설해 운영 중에 있는 통합의학센터를 벤치마킹한 사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 양의사들은 2004년부터 ‘대한보완통합의학회’를 결성하여 2007년부터는 인정의를 배출하여 벌써 2회째 인정의를 배출하고 있다.
게다가 대체의학 관심이 증가하면서 대학가에 우후죽순 신설된 대체의학과에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병원에서 대체의료 종사자가 대체요법을 시행하고 장기적으로 대체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병원 실습의 기회도 주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논의도 오가는 형편이다.

이같은 흐름에서 한의계도 근거를 찾아볼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제3의학을 응용한 통합의학적인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전인적인 치유와 자연의학을 모토로 하는 대체의료들의 특성상 서양의학보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 훨씬 수월한 강점이 있다.

또한 한국, 중국, 베트남을 제외하곤 전통종합의료체계가 제도권에 있는 경우가 드물어 한의학의 치료수준이 타 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해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상대로도 뛰어들어볼 만한 분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체의학에 대한 한의계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카이로프락틱을 한의학의 추나와 접목하여 큰 치료효과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이 외의 대체의학의 분야에 관해서는 별다른 접목 시도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의과대학에서 보완대체의학 강좌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대체의학을 적용하기에 훨씬 유리한 한의학계는 무관심하고, 양방의사들은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한의사들이 대체의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단 대체의학에는 과연 어떤 분야들이 있고, 그 중에서 유의미한 치료효과를 내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그에 더하여 한의학적인 의미도 부여할 수 있도록 관심을 두고 지속적인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우선 대체의학과 한의학을 접목시키려는 학회가 구성되는 것이 필요할 것이며, 한의사 보수교육에 대체의학 강의를 편성하고, 한의과대학에 대체의학 강의를 확대 편성해 봄직하다. 필요하다면 양방의 보완통합의학 인정의 제도에 대한 검토 후에 한의학에서도 한방통합의학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타 분야에 적대적인 입장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의료 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에 맞춰 우리의 태도를 조절해 나가야 할 때다. 그 같은 인식의 변화가 아픔에 겨워하는 환자들을 위한 한의학적 치료수단의 확대로 이어지는 첩경일 것이다.
황성연 한의학 박사
신문게재일자 2011-03-14
입력시간 2011/03/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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