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의학연구소

  • 천보샵
  • 한의학 이야기
  • > >

"[한의신문] "공진단은 공신단이 맞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0-20 11:11 조회6,122회 댓글0건

본문

이상곤의 타임머신2009.12.03
“공진단은 공신단이 맞다”


이상곤 원장/ 서울시 갑산한의원

공진단의 뜻은 무엇일까? 공은 공손하게 두 손을 마주잡는다는 뜻이고, 진은 북두칠성을 가르킨다. 천자문에도 둘째 구절에 진이 나온다. 일월성신(日月星辰)이다. 일월이 음양의 대비를 나타내듯 성신도 대비적 의미가 있다. 성이 뭇별을 나타낸다면 신은 거대한 별들의 원점인 북두칠성을 말한다.

이때는 진이 아니라 신으로 읽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 공진단은 공신단으로 읽어야 맞고 여기서 공신은 하나의 숙어다. 사전적 의미는 이렇게 풀이되어 있다.“뭇별이 북극성을 향한다는 뜻으로 사방의 백성이 천자의 덕에 귀의하여 복종함을 이름.” 이 뜻은 이 처방을 만들었다는 위역림의 뜻과도 맞아 떨어진다. 본래 공신단은 일반인이 복용하는 약이 아니라 황제의 건강을 염려해서 바친 처방이기 때문이다.

치료목표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이다. 이 의미를 알기 위해서는 인체에 대한 한의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갑자기 비가 와서 우산이 없으면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머리를 가리고 뛴다. 무엇이 머리 꼭대기 있어서 자발적으로 손이 방어할까? 바로 백회라는 혈이 있기 때문인데 백회는 모든 양기(陽氣)의 집합처이기 때문이다. 비가 백회를 식혀 버리면 인체는 식어지고 바로 감기에 걸리는 것을 몸이 먼저 알기 때문에 방어하는 것이다. 얼굴은 뜨겁다. 가장 신체에서 덥기 때문에 겨울이 되어도 옷을 입지 않는다. 얼굴과 머리는 인체에서 가장 뜨거운 화가 있다고 전제한다.

반면에 하체는 차갑다. 인체는 혈액으로 구성되어 있고 직립하기 때문에 물이 낮은 곳에 고이듯 하부에 혈액이 충만하여 계속 데워야 할 양기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뜨거운 열기는 위쪽을 향하고 차가운 한기는 다리쪽으로 쏟아내려 불균형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주역에서는 천지비괘라고 말하며 상하가 단절되어 막힌 상태의 병리적 모습이라고 말한다. ‘머리는 차갑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라’는 건강 격언은 이런 의미의 반증이다.

반면에 자궁 속 태아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머리가 아래에 있고 다리가 위쪽에 있다보니 위에서는 기가 내려오고 밑에서는 기가 올라가는 상호교류가 일어난다. 사람이나 동물이 잠을 잘 때 머리를 내리고 자는 모습은 자궁 속 태아같은 모습으로 되돌아가려는 행동의 한 단면으로 보는 것이 동양적 사유다.

머리에 불타오르는 양기를 흩어버리고 아래로 내려주는 데는 사향이 가장 좋은 약이다. 사향의 향기는 musk향이다. 린네의 분류에 의하면 무스크의 향기는 신의 향기다. 좀더 근원적으로 따지면 암브로시아향이지만 이 향의 뿌리는 무스크향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서양의 대부분 신전은 무스크향으로 가득차 있다. 장엄하고 고혹적인 분위기의 뒷면에는 사향의 향기로 채워진 것이다. 신전 앞에서 마음은 경건하고 차분해진다. 한의학에서도 이런 의미로 사향을 사용한다. 사향의 생태학적 특징은 수도자의 모습과 통한다.

얼마 전 TV에서 방영된 ‘사향지로’에서 보여준 것처럼 사향노루는 늘 혼자 다닌다. 교미를 위해서 일년에 한번정도 암수가 만나는 것 외에는 고독한 혼자의 생활을 즐긴다. 그가 걷는 길은 늘 험한 길이다. 히말라야의 척박한 땅과 바윗길로만 다닌다. 뿐만 아니라 수척하고 깡마른 모습이다. 봄이 되면 사향은 가장 소중한 사향주머니를 스스로 버린다. 자신의 발톱으로 주머니를 떼내어 대소변으로 덮어버리고 떠난다. 이런 모습이 수도자의 모습과 닮았다는 것이다.

수도자의 정신은 맑고도 강인하다. 효능도 이에 따른다. 흉한 사기와 귀신 기운, 악기에 맞은 증상을 없애고 간질을 치료한다. 사향이 즐겨먹는 것은 뱀과 독충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뱀의 허물에 사향을 싸두면 향기가 더욱 좋아진다고 한다. 사향의 품질도 여러 등급이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스스로 적출한 사향이 유향으로 일등급이며 극히 구하기 힘든 것이다.

두번째는 제향으로 포획하여 도살 채취한 것이다. 세번째는 심결향인데 떨어져 죽은 사향노루의 피가 심장에서 비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향기 전체에 영향을 미친 하품이다. 귀한 만큼 위조품도 당연히 많다. 본초강목에서는 강이에서 산출되는 것이 진품으로 양질의 것이라 하였다. 강이는 중국의 서북 변경지방으로 지금의 티벳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지금의 평가와 일치한다. 본초강목은 지적한다. “대부분이 위조품이다. 털과 혈막이 함께 달려 있는 것이 좋은 것으로 생각했으나 지금은 살아 있는 것에서 채취하는 것도 눈으로 확인한 것이 진품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사향의 사는 화살을 뜻한다. 화살처럼 향기가 멀리 빨리 간다는 것이다. 사향의 성분은 앞에서 이야기한 무스콘이 주성분이고 그 이외에도 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남성호르몬보상작용 등이 증빙되었다. 지금의 사향은 무스콘 함량을 기준으로 진가를 구분하기 때문에 신뢰가 구축되었다.



남성호르몬 작용이 있어서인지 당현종과 양귀비의 일화는 종종 회자된다. 양귀비가 허리에 사향을 차고 다녀서 당현종이 양귀비에게 홀렸다는 것이다. 그 후 양귀비의 무덤에는 후궁들이 보낸 도적들이 득실득실했다는 것이다. 혹시나 양귀비가 차고 다닌 사향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보낸것이다. 전설적인 것으로 수사향과 관련이 있다. “수사향은 기이한 것으로 사향주머니가 모두 물로 되어 있다. 그 향이 좀처럼 소실되지 않는다. 당나라 때 궁중에 헌상되어 궁중에서 길러 채취한 적이 있었으며 그 이후로는 기록에 없다”로 본초강목에서는 기록하고 있다.

공진단의 본래 약물들은 간을 보하는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보간환으로도 불린다. 세간에 약물들이 보하는 것으로는 약했기 때문에 황제만이 구할 수 있는 귀한 약물로 황제의 건강을 위해 세게 작용하는 약물로 변경하여 만들었다고 위역림은 말한다. 범서에는 마하파가라고 적혀 있다. 마하는 위대하고 크다는 것이다. 비행기의 속도를 이야기할 때 마하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연결된 뜻이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이다. 약물은 약물이며 한쪽으로 에너지를 모우고 증폭시킨다. 건강은 균형이다. 약 먹고 건강하기보다는 음식으로 적절하게 돕고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은 건강법임은 분명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