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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30[한의신문]-천연물 신약의 미래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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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10-20 11:43 조회5,9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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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연 박사
(한국전통의학연구소장)
한의사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참여와 임상 활용이 필요하다
천연물신약의 미래 上

최근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 전환,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두고 약사회와 의사회간의 대립이 국민여론의 우려 속에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민건강권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지만 전문직끼리의 이권 싸움으로 국민들에게 좋지 않게 여겨지고 있다.

갈수록 줄어들어 가는 한약시장을 안고 있는 제도권 의료인으로서 강건너 불구경 할 수만은 없는 처지에다가 현실은 더욱 심각하기만 하다. 800명의 한의사가 배출되고, 매년 5~6%의 비율로 한의원이 늘고 있으나 전체 건강보험에서 한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3.7%에 불과하고 첩약시장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마당이다. 한의사의 치료수단의 핵심인 한약이 한의사의 손을 떠나고 있는 형편에서 국민의 건강권과 함께 한의계의 생존 돌파구는 어디서 찾을 것인가?

한약보험급여비의 축소와 대비되는 천연물의약품 시장규모의 폭발적인 증가

건강보험재정에서 연도별 한방약제비는 1994년 27.79%에서 2006년 1.94%로 급감하고 있으며, 2009년의 경우, 총 요양급여비용 39조3390억원의 0.04%, 한방요양급여비용 1조5751억원의 1.01%인 162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한방약제비 총액 비율도 2002년 390억원에서 2009년 162억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에 반해 천연물 시장 규모는 국내 시장만 해도 지난 2007년 기준 국내 천연물 시장 규모는 약 4000억원, 세계 규모는 440억달러로 추산되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천연물신약은 화학합성 신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기간이 짧고 투자비용이 낮은 반면 안전성이 확보돼 세계 각국 제약사들이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제품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천연물신약이 주목을 받는 이유와 국내 관련업계 동향

국내외를 막론하고 화학물질을 합성해 치료제를 만드는 기존 방식의 치료제는 우리 몸 안의 한 가지 목표물을 공략하기 때문에 여러 원인이 복합돼 생기는 현대의 난치성 만성 질환은 잘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연에 널려 있는 천연물을 활용하여 약품으로 제조한 천연물 치료제는 우선 몸 안에서 다양한 작용을 하며 여러 원인을 동시에 공략한다. 또 아직 활용되지 않은 것들이 많아 이용할 것도 많다. 자연 유래 물질이라 장기간 사용해도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까지 기대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출시된 천연물신약은 불과 4종. 하지만 성과는 놀랍다. 20개 남짓한 국산 신약 가운데 매출 1·2위를 모두 천연물신약이 차지하고 있다. 180억원을 들여 개발한 동아제약의 스티렌은 작년까지 누적 매출 2500억원을 기록 중이며, SK케미칼의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도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신약이 없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글로벌신약 진입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품목이 바로 천연물신약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 각처에서도 국내 제약사의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에 대규모 투자뿐 아니라 제도적 측면에서도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 붓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말 천연물신약의 임상시험 진입을 돕기 위한 제도 개선을 결정했고, 지식경제부는 미래산업선도기술로 선정하며 2020년까지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국내 제약업계의 천연물신약 개발은 활기를 띠고 있고 합성의약품의 임상시험은 찾아보기 힘든 것에 비하여 천연물신약은 임상시험 승인건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제약업계의 황금알 천연물신약, 한의사에겐 위협?

천연물신약은 아무리 한의약을 응용해서 개발되었다고 하더라도 임상시험을 거친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의사의 처방전에 의해서 약국에서 투약만 가능하다. 한방의료기관에서의 한의사에 의한 진단과 투약은 아직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한의사는 기존 56종 단미혼합엑기스 한약제제와 기종 한의서에 기재되어 품목허가가 난 한약제제를 주로 처방하고 있으며, 한약에서 유래하여 응용해서 개발되었다고 하더라도 천연물신약의 한의사의 처방은 아직 활성화되지 않고 있으며, 한의사의 관심도 덜하다. 천연물신약의 법적 유권해석이 모호하게 되어 있고 현재까지는 관례적으로 의사의 처방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품목으로 여겨지는 이유로 제약업계에서도 한의사에게 공급을 해주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설사 한의사가 처방을 하더라도 보험 적용도 받을 수 없는 삼재 속에 둘러싸여 있다.

한약제제 보험급여비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첩약시장도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전통한의학의 축적된 임상적 경험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천연물신약의 외형적인 성과는 놀랍다. 국내 제약사에서 한약을 응용해서 개발한 천연물신약 스티렌이나 조인스의 한해 매출규모만 해도 전체 한약시장의 규모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의사의 관점에서 천연물신약이 더 위협적인 것은 가내수공업 단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한약이 안전성·유효성이 확보된 형태로 탈바꿈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한의학의 임상적인 경험을 통해 안전성이 확보된 물질을 대상으로 선별해서 개발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과 우수한 치료효과를 지닌 전문의약품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기존의 한약이나 한약제제보다는 더 세계화할 수 있는 제약산업의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한의사의 처방으로 개발된 신약도 처방할 권한이 없는 한의사

올해 초 천연물신약으로 의약품제조 품목허가를 받은 녹십자의 신바로캡슐은 이런 상황을 더욱 더 와닿게 한다. 이 제품은 본래 유명한방병원의 골관절염 치료처방을 제품화 한 것으로 자오가, 우슬, 방풍, 두충, 구충, 구척, 흑두를 건조엑스 형태로 만들어 캡슐화 한 것인데 효능이 기존의 치료제으로 쓰인 대조약과 비슷하면서도 부작용이 현저히 적어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또한 동아제약도 스티렌에 이은 두 번째 히트상품을 내놓을 준비에 한창이다.

한약재인 견우자, 현호색을 이용해 만든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 ‘DA-9701’에 대한 임상시험을 끝내고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기능성 소화불량의 주요 증상인 위배출지연, 위순응장애, 위팽창과민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는 전 세계적으로 없는 상황에서 이 제품은 주로 동양인이 겪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우수한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렇게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은 한의약의 처방이, 단지 표준화된 제조기준을 가지고 과학적 근거자료가 추가되었다는 것만으로 품목의 유권해석이 모호해져서 한의사가 실질적으로 쓰기 어려운 치료수단이 되었다. 이는 실로 모순적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모순상황의 원인은?

우리나라는 전통한의약을 기초해 천연물로 질병을 치료한 오랜 경험과 노하우와 이를 응용할 수 있는 한의사 전문인력이 충분해 천연물신약 개발에 대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반하여 한의사의 천연물신약 개발에의 실질적인 참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한의사의 천연물신약 사용이 실질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신약 개발 과정에서도 배제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황성연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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